읽을 책을 찾다가 평소에 전쟁영화나 소설을 좋아하던 동생의 책장에서 ‘1984’를 발견했다. 처음엔 영화 ‘1987’ 같은 건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외국 고전문학이었다. 동생에게 동물농장을 쓴 ‘조지 오웰’ 작가의 설명을 듣고서야 이 책에 관심이 갔다.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줄거리
주인공 이름은 ‘윈스턴 스미스’. 외부당 소속으로 ‘진실부’에서 ‘기록변조’업무 수행한다. 하지만 빅브라더와 당에 반발심을 가지고 있던 윈스턴은 텔레스크린을 피해 일기를 쓴다. 또한 진실부 소속 당원인 줄리아와 사랑을 한다. 이런 윈스턴의 행위는 생각과 태도조차도 처벌이 가능한 범죄가 되는 사상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윈스턴과 줄리아는 당에 대항하겠다는 같은 마음을 품고 당원 ‘오브라이언’의 소개로 ‘형제단’에 가입할 준비를 한다. 이후 윈스턴과 줄리아는 일기장을 샀던 가게 주인의 배려로 가게 위층의 작은 다락방에 은신처를 마련해 사랑을 나누기도 하며 형제단에서 받은 책을 읽기도 한다. 그러나 오브라이언의 실체, 형제단, 가게 주인, 다락방 모두 가짜였다. 이 모든 것이 윈스턴과 줄리아를 잡아들이기 위한 당의 모략이었다. 다락방 안에는 이미 텔레스크린이 있었고, 그 둘의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오브라이언은 당의 책임자 핵심인물이며, 가게 주인은 사상경찰이었다. 결국 그 자리에서 둘은 감옥에 갇히게 되고 온갖 고문과 폭언. 폭행을 당한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 태도, 사상을 포함한 정신 즉, 영혼까지 당에 대한 충성심으로 세뇌를 당한다. 이후 이들은 감옥에서 나오게 된다. 윈스턴은 대형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되고 총살을 당해 죽는다.
느낀점
인간의 모든 생활이 전체주의의 철저한 통제하에 지배되는 미래 세계를 상상하며 그린 작품이다. 그런데 나는 미래 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 같았다.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었다. 북한의 지배체제가 그 예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사실 과두정치, 집산주의, 회의주의, 전체주의 등 나에겐 다소 생소한 단어들이 나와 뜻을 검색하면서 읽었다. 2부에서 줄리아의 고백으로 윈스턴과 밀회를 즐기며 사랑을 하는 장면은 뒷이야기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고 짜릿했다.
보통 이야기처럼 현실에 대한 부정과 반발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힘을 합쳐 현실에 투쟁을 벌여 승리한다는 결말을 생각했지만 정반대로 끝이 난다. 그렇게 증오하고 혐오했던 세계를 결국에는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주인공. 얼마나 처절하고 절망적이었을까.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구성은 전체주의라는 사상을 더욱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형제단의 책에 나오는 내용 중,
“과두지배의 진수는 세습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자가 남겨놓은 어떤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굳게 유지하는 데 있다. 계급조직을 동일하게 유지하는한 ‘누가’ 권력을 장악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오브라이언’이 말하는 내용 중,
“외양만이 아니라 진짜로 그의 마음과 영혼까지 우리 편으로 만드는거야. 모두가 깨끗이 세뇌되었어.”
“권력은 수단이 아니야. 목적 그 자체지. 정신을 지배하는 권력이어야 해. 사물에 대한 권력.”
책을 읽으면서 적었던 내용이다. 옮겨 적으면서 너무 화가 났다. 비 지배계층에 속한 나의 열등감에서 나오는 감정일까. 오브라이언이 고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정신의 지배였다. 그래서 정신이 개조될 때 까지 육체적, 정신적 고문을 서슴없이 행했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라고 해도 권력과 언론에 의해 우리는 정신을 지배당하고 압도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가 만든 미래 세계는 현재 살고 있는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올바른 가치관과 분별력을 가지고 세계를 바라볼 줄 알아야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윈스턴처럼 고문자와 국가에 항복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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